2017년 5월 21일 일요일

한국인의 미ㆍ중 인식 - “중국이 미래 경제 이끌고, 정치도 미국과 접전”

한국인 제2의 양극체제 실감
현재는 정치ㆍ경제 모두 美
미래에는 경제 中, 정치 美中 접전

여론계량분석센터 강충구 연구원

한국인은 동북아 내 미ㆍ중간 패권경쟁의 결과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미국이 앞서고 있지만, 중국이 따라잡을 것으로 봤다. 동북아 맹주를 자처하며 팽창하는 중국과 ‘아시아 회귀’로 이를 봉쇄하려는 미국 사이 패권 다툼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난 11월 1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극적으로 타결된 뒤 역내 미ㆍ중간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처럼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은 한국인의 미ㆍ중 인식을 조사했다.

한국인은 향후 경제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앞지르고, 정치에서는 미ㆍ중간 패권 다툼이 가열될 것으로 봤다. 현재로서는 정치ㆍ경제 모두에서 미국을 패권국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향후 전망에서는 정치ㆍ경제 부문별로 예측이 엇갈렸다. 중국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어 향후 경제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장을 예견하는 응답이 과반(67%)을 넘었다. 정치 부문 전망은 미국이 앞으로도 맹주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으나(45%), 중국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는 비율(39%)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인, 아직은 미국을 패권국으로 인식
한국인은 중국의 영향력 확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재의 패권국으론 미국을 꼽았다. 냉전이후 슈퍼파워를 유지해온 미국을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로 본 것이다. 미국의 패권은 경제(65%)보다 정치(82%)부문에서 뚜렷했다.

이와 달리, 중국을 패권국으로 본 한국인은 경제 25%, 정치 5%에 불과했다. 중국이 고성장으로 미국을 위협하고 있지만, 정치에서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특히, 정치에서 한국인의 5%만 중국을 패권국으로 인정한 점은 중국으로선 실망스러운 결과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이후 양국 정상이 다섯 차례나 만나 협력관계 강화에 신경을 썼는데도 결과가 그 정도에 그쳤기 때문이다. 한국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정치력에 대한 한국인의 평가는 냉정했다.



향후, 중국의 부상을 전망
그러나 미ㆍ중(G2)에 대한 한국인의 미래 전망은 현재와는 크게 다르다. 중국이 앞으로도 경제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기 때문에, 미국(22%)에 비해 중국(67%)이 경제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은 경제에서 중국의 굴기를 피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중국이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또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으로 경제력 확장에 주력하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운 것과도 연관된다.

정치에서 미ㆍ중 경쟁구도에 대한 예측은 더욱 극적이다. 한국인은 ‘현재는’ 중국의 정치력이 미국에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했지만, 미래에는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이 미국에 근접할 것으로 봤다. 정치에서 미국, 중국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본 한국인은 각각 45%, 39%였다. 현재 시점의 평가가 미국 82%, 중국 5%였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결과적으로 한국인은 경제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정치에서는 중국의 부상으로 미ㆍ중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봤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정치력 확장 기대감 높여
한국인은 향후 중국의 경제성장이 정치력 확장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봤다. 그동안 기록적인 경제성장이 중국 사회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왔다면, 미래에는 미국과의 패권경쟁을 심화시킬 것으로 본 것이다. 정치ㆍ경제적 영향력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미ㆍ중을 패권국으로 선택한 응답자(801명)만 분석했다. 그 결과, 향후 중국을 경제 패권국으로 본 한국인은 59%가 중국이 정치에서도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미국이 미래에도 가장 큰 경제력을 행사할 것으로 본 한국인은 11%만 중국이 정치에서 맹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ㆍ중(G2)의 경제적 영향력에 대한 한국인의 전망이 정치부문 인식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미중관계, 경쟁으로 보는 한국인 증가
한국인은 미중관계를 경쟁으로 정의해 왔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미중공조로 양국 관계를 협력으로 보는 한국인이 40%까지 증가했으나, 이를 제외하면 미중관계는 경쟁으로 인식되어 왔다. 최근 동북아 내 미ㆍ중간 갈등이 잦아지면서 양국 관계를 경쟁으로 보는 시각은 더욱 강해졌다.

앞서 중국의 팽창으로 미ㆍ중 대결이 본격화될 것으로 본 한국인의 우려가 미중관계 인식에서도 드러난 것이다. 특히, 올해 11월에는 미중관계를 경쟁으로 보는 한국인이 7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대로 협력관계로 본 비율은 18%로 가장 낮았다. 그만큼 한국인은 동북아 내 미ㆍ중 대결로 고조된 긴장감을 충분히 체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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