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29일 토요일

미북 빅딜설

언젠가 제가 “미북 빅딜설”을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학살이가 지금까지 나를 씹고 있지만…).

하지만 국제정치학적 거래에는 성역이 없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어제의 적이 오늘 친구가 되는게 아주 흔한 현상입니다.

최근 재미있는 설을 들었습니다. 바로 “미북 빅딜설”인데요. 나름 합리성이 있어 보여 소개하고자 합니다.

지금 북핵을 둘러싸고 외교전쟁이 한창입니다. 트럼프는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문제이긴한데 처리될 것이다. 시진핑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할 것으로 본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그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우선 현재 한반도 주변 국제정치 상황을 한번 살펴 보겠습니다. 지금은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진행되고 있다고 봅니다.

1) 시나리오1 (트럼프의 다중적 양동작전)

트럼프가 다중적인 양동작전을 시전하고 있습니다.

우선 시진핑을 압박하여 “북핵을 해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칼빈슨호를 몰고 들어오며 노골적으로 북폭 위협을 하고 있습니다. 시진핑과의 회담 도중에 시리아에 수십 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날린 사실을 알려주자 시진핑은 10초간 할 말을 못하고 멍때리다가 통역에게 다시 통역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한편 남한에서는 미국 특수부대가 참수작전 훈련도 하고, 미국 유명 TV 메인앵커가 용산기지에서 방송도 했다고 합니다.  이미 김정은을 인권침해범으로 올리기도 해서 국제적으로 수배령을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이건 확인 필요).

트럼프는 동시에 3가지 압박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즉 시진핑에게는 “북핵을 해결하라”고 압박하고, 김정은에게는 “북폭이나 참수작전을 각오해라”고 위협하며, 마지막으로는 국제적 현상수배범이 되니 “너는 도망갈 곳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2) 시나리오2 (시진핑의 김정은 압박)

다음 수순은 시진핑의 김정은 압박입니다. 다음 전당대회에도 연임해야 하는 시진핑으로서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든지 중국산 수입품에 보복을 하면 시진핑의 연임은 물건너 갑니다. 시진핑은 실권하면 끔찍한 보복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빅딜을 성사시키면 시진핑은 그야말로 북한까지 잃게 됩니다.(이건 시나리오4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시진핑으로서는 트럼프 말을 듣는 척이라도 해야 합니다. 당 기관지나 다름 없는 중국언론이 공동성명이나 공동기자회견도 없이 끝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치 성공한 것처럼 보도하는 것도 시진핑의 입장을 변호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시진핑은 벌써 베이징-평양 간 항공노선을 폐쇄했습니다. 이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대북 송유관을 끊을겁니다. 이게 성공하면 김정은은 핵을 폐기하게 되고 시나리오는 여기서 끝납니다.

하지만 이게 실패하면 트럼프는 다음 수순으로 김정은에게 시나리오3나 시나리오4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합니다. 하나는 북폭 또는 레짐 체인지이고, 다른 하나는 미북 간 빅딜입니다.

3) 시나리오3 (트럼프의 북폭 또는 레짐 체인지)

북폭 또는 레짐 체인지 움직임은 지금 여러 언론에서 주로 보도하고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그래서 서두에서 설명한 미국의 움직임도 그런 정황인데, 이건 김정은에게 북폭 또는 레짐 체인지를 각오하라는 메시지입니다. 김정은은 막다른 골목에 갖혔습니다. 하지만 고양이 앞의 쥐도 마지막에는 고양이를 무는 법입니다.

그래서 협상의 귀재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제안을 남겨두었습니다. 그것이 시나리오4 즉 미북 간 빅딜입니다.

4) 시나리오4 (미북 빅딜)

이건 김정은이 핵폐기를 하면 섭섭치 않게 그 대가를 주겠다는 트럼프의 제안입니다. 그 대가란 바로 김정은 체제에 대한 미국의 보장입니다.

말하자면 미북수교를 하고, 미군이 평양에 1개 대대 정도 주둔하고 청진항 등에 미군함이 기항함으로써 김정은 체제를 보장해주겠다는 거죠. 물론 김정은 체제보장이란 외교적인 즉 국제정치적인 보장만을 의미합니다.

평양에 미군이 주둔함으로써 외침을 방지해 주고(마치 통일독일에 미군이 주둔하는 이유처럼), 김정은도 국제인권침해 현상범 리스트에서도 해제시켜 주겠다는 말입니다. 정규재 기자가 그런 주장을 하던데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는 저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시진핑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거의 유일한 동맹국인 북한이 미국 편에 붙고 미군이 코 앞으로 바짝 다가오는 상황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선택해 버리면 시진핑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 위험을 잘 알고 있는 시진핑은 시나리오2를 밀어부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 됐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시나리오2나 시나리오3가 최후의 시나리오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건 김정은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김정은도 이 시나리오를 노리고 벼랑끝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모릅니다.

사실 우리는 시나리오4를 너무 무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제한의 무대인 국제정치에서 이런 가능성이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김정일이나 김정은이 “미북수교”와 “미국의 침공방지 약속”에 목을 매고 있었다는 것을 잘 압니다.

제 기억에 주성하 기자도 “북한 지도층은 중국을 믿지 않으며, 그들이 핵무기 개발에 집착하는 이유가 미국으로부터 더 큰 대가를 얻기 위함이다” 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으로부터의 대가 중 체제보장보다 더 큰 대가가 무엇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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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시나리오4가 실현된다면 그게 우리에게 이득일까요, 아니면 손해일까요? 제 생각에는 현상황에 한해서는 적어도 남한 사람들에게는 이득일 것 같습니다. 중국으로서는 악몽이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북한주민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손으로 김정은을 제거하지 않는 한 계속 노예로 남아있어야 하는 악몽이 실현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그 경우 우리는 우리 힘으로 북한주민들을 움직이던가 아니면 암살작전을 펴서 김정은을 제거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게 됩니다. 그걸 우리 리더가 할 수 있을까요?

저는 북한주민을 위해서라도 시나리오3로 가서 통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한 번은 넘어야 할 산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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