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5일 일요일

어버이연합회와 AstroTurf, 그리고 전임가카

어버이연합회가 전경련으로부터 뒷돈을 받아 노인을 시위에 동원했고, 청와대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는 상당한 의혹을 받고 있다.

국가의 기강을 흔드는 중대 범죄다. 가습기 살균제에 여론의 관심이 쏠린다고 이 중대범죄를 흐지부지 넘어가서는 안될 것이다.

풀뿌리 시민조직이 사실은 풀뿌리와는 관계없고, 어딘가로부터 뒷돈을 받아 조정될 때 이 단체를 영어로는 AstroTurf Organizations이라고 한다.

AstroTurf가 휴스턴 애스트로 야구장에서 처음 사용된 인조잔디를 칭하는 말인데, 풀뿌리 운동에 반해 인조잔디 운동이라고 조롱하는 의미를 가진 용어다.

한국의 적어도 일부 우파 시민단체는 풀뿌리 결사체가 아니라 누군가로 부터 뒷돈을 받고 조정되는 인조단체임이 이 번 어버이연합회 사건으로 까발려졌다.

미국의 티파티 운동도 온전한 자발적 운동이 아니라 캔사스의 Koch 형제가 뒷돈을 댄 AstroTurf 조직의 성격을 띈다. (사회학자인 Skocpol은 티파키가 단순 허수아비 astroturf조직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역사적으로 극우 시민단체들의 상당수가 AstruTurf 조직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국의 우파시민조직이 AstroTurf 조직일 가능성을 처음 내비친 사람은 돌이켜보면 전임가카다.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2008년 전임가카는 배후를 의심하며 촛불살 돈이 어디서 났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배후를 의심하는 것은 늘상 하던 말이라 이상하지 않았는데, "촛불 산 돈"을 따지는 것은 처음 들어본 너무나 신선한 발언이었다.

애들이 싸구려 촛불 들고 나왔는데 돈을 따지다니. 전임가카의 이 발언은 조롱의 대상이었다. 전임가카가 기업가 출신이라 그런 식의 사고를 한다고 당시에는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이 발언은 숨겨진 진실을 담고 있었던 말이었다. 기업가 출신으로 서울시장을 역임하고 대통령을 지낸 전임가카가 이해하는 풀뿌리 조직은 어딘가로부터 뒷돈을 받는 AstruTurf Organization이었던 것이다. 아마 그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발언이 아닐까? 우파에서 풀뿌리 운동을 조직하는 방식은 AstruTurf Organization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어버이연합회가 받은 돈의 궁극적 출처를 밝히는 것은 정치적으로 물론 매우 중요하고, 학술적으로 한국 우파 시민단체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하다.

일부에서는 Astroturf organizations을 어용단체와 같은 의미로 보던데 그 보다는 의미가 넓다. 영어의 Astroturf organizations와 유사한 함의를 가진 우리말이 뭐가 있을까?

출처: http://sovidence.tistory.com/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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