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5일 월요일

국회의원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요즘 한국은 선거를 앞두고 거기에 사람들의 관심이 온통 가있습니다. 4월 13일에 선거하는데, 이번은 국회의원 선거입니다. 내년엔 또 대통령 선거를 합니다.

국회의원 선거를 총선이라고 하고, 대통령 선거는 대선이라고 합니다. 제가 북에 살 때는 북쪽 사람들도 남쪽의 대통령 선거 결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신문에 나오는 아주 작은 단서를 갖고 이번엔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 예상을 했었지요.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에 대해선 그저 그런 것을 하겠거니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시간엔 남쪽의 선거 제도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북한은 인민과 당, 수령의 삼위일체를 강조하고 있지만 그건 사실상 독재체제를 정당화하기 위한 형식적 논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민주주의 제도인 한국은 삼위일체와는 정 반대로 삼권분립이라는 원칙을 헌법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삼권 분립이란 국가 권력을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으로 나누고, 서로 상호 견제 시켜 국가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채택된 제도입니다.

삼권분립의 원칙은 1787년 미합중국 헌법에 처음 명시됐는데, 오늘날에 와서 민주주의 국가들 대부분이 헌법에 그 원칙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을 나눠놓아야 독재자가 나오지 않습니다.

입법권이란 법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인데, 이 권한을 한국에선 국회가 갖고 있습니다. 국민이 선거하는 국회의원 300명이 법을 만들거나 폐기하죠. 행정권이란 정부를 이끌어 가는 권한인데, 이걸 대통령이 총괄합니다.

사법권이란 한마디로 법을 집행하는 검찰, 재판소 등을 말합니다. 사법권을 독립시켜야 국회의원이든, 대통령이든 법을 어기면 처벌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법 분야에서 일하려면 법조인이 돼야 하는데, 이건 지금까지 사법시험이라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소수에게 주어지던 권한이었습니다.

1970년대엔 전국적으로 100명도 안되는 사람에게만 법관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는데, 2000년대 들어와서 한 해에 1000명의 법조인이 탄생했습니다.

그래도 공부만 잘하면 법조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가난한 집 자식이라도 법관을 꿈꿀 수 있었습니다.

행정권을 가진 대통령은 보통 국회의원을 거쳐 정당의 수장이 된 사람이 선거에 나와 당선됩니다. 국회의원 되기도 하늘의 별 따기인데, 정당 대표가 되기는 더 어렵고, 대통령까지 되려면 말 그대로 하늘의 점지를 받아야겠죠.

남쪽의 국회의원을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하고 동급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혀 다릅니다.

북한 대의원은 국가에서 사실상 임명하는 것으로 선거란 것을 치르긴 하지만, 사실상 후보가 한 명밖에 없는 형식뿐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국회의원 300명은 인구가 20만~30만 단위로 나눠놓은 선거구에서 여러 당 후보가 경쟁해서 뽑힙니다. 그 경쟁하는 것을 선거운동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당에서 임명한 후보가 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당에서도 그 지역구 후보가 되기 위해 당내 경선이란 것을 합니다.

그러다보니 선거 몇 달 전부터 정말 누가 이기고 누가 지고 이런 소식이 신문을 계속 장식합니다. 선거에서 지면 반발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내가 왜 떨어졌냐면서 당을 탈퇴해서 무소속으로 나갑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4년에 한번 국회의원의 30~40%가 새 사람으로 바뀝니다. 누구는 한번만 하지만, 누구는 대여섯 번씩 합니다.

4년짜리 의원 다섯 번을 하면 20년이나 국회의원이 되는 것입니다. 한번 국회의원이 되면 계속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사람들도 쭉 늘어섰으니 지키려는 자와 밀어내려는 자의 싸움이 치열하겠죠. 북에 사시더라도, 국회의원이 뭔지 몰라도, 국회의원 계속 하겠다고 버틴다는 소리는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권력인데, 당연히 손에서 놓기 싫겠죠.

게다가 국회의원이 되면 특혜가 엄청 많습니다. 사실 북한 주민들은 남쪽 국회의원이 어느 정도의 특권을 가지고 있는지 그게 매우 궁금할 것입니다.

국회의원은 장관 아래 직위인 차관, 북한으로 말하면 부부장 정도의 대우를 해줍니다. 차도 나오고 운전사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꼭 부부장과 같이 대우해주는 것은 아니고, 의원 한 명 한 명이 걸어 다니는 입법기관이기 때문에 장관을 불러다 호통을 칠 수 있습니다.

의원 연봉은 12만 딸라 정도 됩니다. 그런데 보통 국회의원 정도 되면 돈이 많아서 돈 벌기 위해서 의원이 되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그 외 9명의 보좌관을 둘 수 있고, 이들 임금까지 포함하면 해마다 의원 한 명에게 50~60만 달러의 돈이 듭니다. 그밖에도 국회의원은 200가지에 가까운 특혜를 받는 답니다.

이렇게 큰 권력과 특혜를 가지고 있으니 한번 되면 놓기 얼마나 아쉽겠습니까. 그러다보니 국회의원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좋은 일을 하겠다고 결심한 사람이 돼야 하는데, 특혜를 잃지 않겠다고, 또는 새로 가지겠다고 줄을 서는 현상이 많습니다.

북한에서 노동신문이랑 보면 맨날 한국 국회 싸움 비난하던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걸 보고 남조선 정치판이 개판이라고 생각이 되십니까.

그래도 저는 그런 개판이 김정은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북한보다 훨씬 낫다고 봅니다.

서로 다투기라도 해야 국민들이 그걸 보면서 뭐가 잘못됐는지 알기라도 하지 김정은처럼 혼자 제멋대로 결정하면 나라가 어디로 굴러가는지 방향조차 알 수 없죠.

제일 중요한 차이는 남쪽은 선거를 통해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 의원은 교체되지만, 북한은 김정은의 눈 밖에 난 간부가 밀려나죠. 그러니 간부들이 인민의 눈치 따위 신경이나 쓰이겠습니까.

북한도 하루 빨리 인민이 자신들을 대변하는 사람을 뽑는 그런 사회가 돼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http://blog.donga.com/nambukstory/archives/118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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