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31일 목요일

논문을 읽는법, 그리고 읽었다는 것의 의미

논문을 읽었다는 것은 최소한 그 전체 의미를 이해했고, 그게 무슨 말인지를 알았다는 뜻입니다. 창조설자들의 경우, 과학자들과는 달리 논문을 읽지 않고, 대충 부분만을 가져온 후에 읽었다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른 스켑티즈의 글에서 그들이 이렇게 논문을 읽지 않고 하는 이상한 주장의 예 하나를 다루었습니다. 이를 확인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게도, 논문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논문에 대해 물어보면 됩니다. 이렇게 되었을때 입닫고 가만 있거나, 내용과 관련없는 틀린소리를 하면 논문을 안 읽은 것입니다.

저널클럽이나 랩 미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논문 읽었다고 말하고 내용 이해 못하면 그 저널클럽의 거짓말쟁이는 바로 그 사람이 담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히려 솔직하게 논문 안 읽었으니 내용을 설명해달라고 말하면,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겠지요. 그래서 저널클럽 갈때는 반드시 논문을 읽어보고 가거나, 아니면 안 읽었다고 고백을 하고 알려는 자세가 있는 사람들만을 초대합니다. 사실상은 그래도 예의상 스킴이라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신문기사나 다른정보들은 논문 내용을 잘못 이해하고 왜곡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실수하는 기자들도 수두룩하고, 이른바 악마의 편집을 사용해서 인터뷰를 과장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진짜 과학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면 논문을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제가 배운, 쉽게 논문 읽는 법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다음 순서로 읽으면 빨리 이해할 수 있다고 저희 교수님이 그러시더군요. 물론 이것은 제가 읽는 방법이기에, 모든 사람에게 이 방법이 통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다양한 방법들을 존중합니다.

1.Abstract(초록)을 읽는다.

어느 논문이든 기본이지만 Abstract(초록)은 논문의 개략적인 내용을 나타냅니다. 물론 논문에 따라 초록이 모든 내용을 함축하는 경우도 있고, 너무 뼈대만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으며, 뭔가 잘못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잘 쓰여진 초록의 경우 내용을 함축해서 정리해 놓았기에 사실 같은 분야에 있는 사람이라면 초록만으로 대략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이거나, 초록이 잘 쓰여지지 않은 경우, 제한적인 길이만이 허용될 경우, 초록만으로는 전체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즉, 여기까지 읽는 것으론 논문을 읽었다 할 수 없습니다. 같은 분야의 다른 사람의 방법론을 연구하거나, 시간이 부족할 경우에 많은 논문의 초록만을 대략 스킴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 나서 이를 논문을 읽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대부분의 창조설자들의 경우 여기까지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논문이 링크된 다른 기사를 보는 방식을 취하는 황당한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Figure과 Figure legend를 읽는다.

일단 그림은 사람들이 글보다 이해하기 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즉, Figure을 이해하고, 그 Figure 내용을 분석해보다보면 대략의 뼈대가 완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메인 데이터와 실험 과정에 관련된 Figure이 많으므로 대략적으로 논문이 무슨 실험을 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여기부터 사람마다 갈리는 경향이 있는데, 글이 편하신 분들은 3으로 바로 넘어가시는 것을 추천하기도 합니다. 단지 Figure만을 보고 내용을 대부분 유추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지만, 같은 분야에 있을 경우에는 대체로 이해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것만으로는 논문을 읽었다고 말하기가 애매한 부분이 많습니다. 상대의 방법론을 이해할 때나, 결정적인 데이터를 보고자 할때에는 여기까지만 읽는 사람도 있으며, 저널 클럽에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할 때 일부 대학원생들이 여기까지 읽는 경우도 있…(으나 그랬다가 대부분 털리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3.Introduction부터 Result (Method는 제외)까지 스킴한다.

이제 메인 논문을 읽을 차례입니다. 하나하나 단어에 집착하면 전체 내용을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빠르게 한번 스킴하면서 대략적인 내용을 봅시다. 위에서 맞춘 뼈대와 비교하면서, 만약 충돌하는 부분이 있을 경우 표시해둡시다. 스킴은 속독이며, 시간이 없을 때 빠르게 논문을 읽는 방법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대체로 저널클럽에 오는 사람들은 논문 전체를 스킴하고 오는 경우가 많으며, 같은 분야이거나 훈련이 많이 되어 있을 경우에 스킴만으로 전체 내용을 어느정도는 이해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물론 틀릴 수 있으므로 정독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4. Result를 읽는다.

여기부분에 대해서는 사람들사이에 논란이 좀 있는데 저는 이 방법을 선호합니다. 그들 실험이 무엇인지 대충 알았으니, 결과를 읽는 것입니다. 이부분이 논문의 핵심이 되는 데이터에 해당하므로, 꼼꼼히 읽고, 위에서 표시한 부분들을 확인해서 연결된 Figure도 보면서 제대로된 이해를 해야 합니다. 이부분이 가장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부분입니다.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면 적어둡시다. 앞의 2와 3에서 읽은 것들과 잘 연결되는지 보는 것도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즐거운 시간이 바로 Result를 정독할 때입니다.(이건 개인적 취향)

5. Method를 제외한 논문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다.

이제부터가 진짜 논문 읽기입니다. 앞에서 스킴하면서 표시해둔 부분과 Result를 읽으면서 이해가 안되었던 부분을 다 정리해가면서 읽습니다. 4에서 Result를 읽긴 했지만, 다시 읽어보면서 자기가 읽은 내용이 맞는지 확인합시다. 때때로 아무리 정독을 해도 대체 Result가 왜 이렇게 나온건지 이해가 안될 때가 있는데, 바로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궁금증은 해소되게 됩니다. 이때에 이들의 Biological Question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도 있고, 비슷한 분야를 연구할 경우 비판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여기까지가 논문을 읽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포인트입니다. 보통 대부분의 논문은 여기까지 읽으면 대부분의 논문의 내용을 매우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6. Method를 읽고, 아직도 확실치 않은 부분의 Reference를 찾아본다.

사실 Method를 다 읽지 않는다 해도 이정도면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 정도는 이미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Method를 읽으면서 그 방법의 디테일을 컨펌하고, 앞에서 잘못 이해했던 것들을 발견해서 그 섹션을 다시 읽어봅시다. 이부분은 자기의 분야에서 좀더 상대의 방법론을 이해하고 싶고, 상대의 protocol을 일부 도입하고 싶을 때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비니다. 마지막으로 Introduction이나 Discussion에 나온 이전의 연구나 이후 연구에 대한 Reference논문을 찾아 1부터 6까지 반복한다면, 이 분야에 관해서 더 많이 알 수 있게 됩니다. 논문을 읽을 때 즐거운 부분은 바로 이렇게 Reference를 찾아가면서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발전해왔나 보는 부분입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대략 논문을 읽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기만의 방법으로 논문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처음으로 논문을 읽거나 자기 분야가 아닌 분야 논문을 읽을때, 매우 편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기 분야 논문의 경우 대략적인 스킴만으로도 어느정도 이애할 수 있게 됩니다.

논문을 처음 읽을때는 시간이 오래(저는 거의 24시간이 걸렸습니다.)걸리고, 찾아볼 것도 많지만, 읽다보면 나름 빨리 읽는 요령이 생기게 되고, 이전에 쌓은 지식들이 이해에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창조설자에게 이것을 알려준다고 해도 그들은 1도 안 하거나 1을 해놓고 자기가 논문의 내용을 다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으며, 오류투성이인 신문기사를 끌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창조설자들에게 이거 알려줘봤자 걔넨 안 읽습니다.


출처: http://skepties.net/p/2542저자:  Neuro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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