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9일 화요일

누구나 쉽게 빠질 수 있는 양비론의 함정

때때로 사람들은 양비론적인 입장을 취하게 됩니다. 자기도 모르고 나도 모르니 뭐 두가지의 의견을 다 들어봐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주장입니다. 이런 주장은 창조설이나 지구 온난화 부정과 같은 비과학적 주장을 과학과 같은 위치에 두고 보려는 경향에서 나타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양비론이 생기는 원인은?

과학계에서 수많은 논쟁들이 있을때, 편견을 갖지 않고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은 맞는 말이며, 양쪽의 주장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뉴런 이론(Santiago Ramon y Cajal의 이론)과 신경망 이론(Camilo Golgi의 이론)의 경우 과학계에서 상당한 논쟁이 있었고, 결국 뉴런이 발견되면서 뉴런 이론쪽으로 대부분의 주장은 기울었습니다. 다만, 후의 신경세포들의 시넵스 연구를 통해 신경망이론도 단지 뉴런이론과 대립하는 것이 아닌, 또다른 의미로 그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논쟁을 진행하는 것은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충분히 있는 과학자들이며, 서로의 발견에 대한 수많은 논문들을 통해 진행이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과학의 가장 기본중 기본은 치우침이나 편견 없이 열린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그것은 그 주장들이 어느정도 과학적으로 의미가 있을 때이고, 그 의미를 갖는다는 것은 최소한 논문을 써서 피어리뷰를 거쳐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의 입장을 온전히 이해하고, 상대가 가져오는 데이터를 신뢰하면서 상호간에 논쟁을 주고 받는 것이 과학의 방식이죠. 반면에, 이미 이런 과정을 통해 과학계에서 이미 결론이 났거나, 더이상 논쟁중이지 않은 사안들, 예를 들자면 진화라던가, 기후변화와 같은 것들은 이런 수많은 논쟁과정과 검증을 통과한 상태로서 사실상 이미 결론이 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를 뒤집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지금까지 저기에 관한 모든 논문을 읽고, 그 결과를 뒤집을만한 논문을 내야 하겠죠.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이런 과학계의 방식을 이해한다면 과학계의 입장이 분명히 정해져 있는 상황인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입장”이라는 것이 말이 되는 입장이 아닙니다. 그만큼 전문가들이 논쟁하고, 서로 비판해서 얻어낸 결과니까요. 물론 어떤면에서, 일반인들이 과학을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는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용어나 tool같은 것을 일반인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필요한 교육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이해를 하지 못하고 한 방향에 입장이 정해져 있는 것이라 이야기하기도 하죠. 하지만 그럴 경우 가장 좋은 방법은 “모른다”라는 점을 전제하고, 이런 모든 발언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일반적이겠죠. 그러므로 이 분야 전문가들이 하는 말을 듣고, 그들이 어떤 연구를 했는지를 신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양비론은 이를 거부하는 것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그 생각 가운데에는 “내가 전문가보다 많이 알 수도 있어!”라고 하는 교만한 마음이 베이스가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과 유사과학을 같은 높이에 놓고 “양쪽”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는 주장은 마치 의사의 처방과 지하철 약장수의 만병통치약을 같은 위치에 놓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사실상 여기서 두개의 “입장”을 분리할 수 있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 되어야 하는데, “자신이 그것을 할 수 있으며, 전문가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라는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죠. 예를 들자면 현재 진화나 기후변화에 대해서 과학계의 생각이 두개로 쪼개지거나 대립되거나 하지 않고, 95~98%의 과학자는 이점에 동의합니다. 이는 과학계의 입장을 분명히 나타내줍니다. 그 “과학계의 입장”이라는 것 자체가, 그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서로 비판해가며 이른 현재의 합의이기에 의미가 있고, 이를 비판하기 위해서는 그 합의를 이루기까지의 전문적 토론을 논문이라는 방식을 통해 계속 진행해야 하는데, 그정도 수준이 되지도 않는 사람들은 대중들에게 다가갑니다. 이들의 최초 소스는 대부분 뉴스 기사나 유투브 등의 그다지 믿을만한 소스가 되지 못하는 것들 뿐입니다. 그들이 정말로 이런 것들에 대한 의문이 있거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논문부터 써야 하고, 그만큼 과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논의로 끌어올려야 할텐데, 지금 대중을 대상으로만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은 사기나 다름이 없습니다. 양비론의 경우 이런 믿을 수 있는 소스와 믿을 수 없는 소스를 같은 위치에 놓음으로서 자기 스스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잘 모르는 대중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물론 과학 자체에서는 모든 주장에서 열린 마음을 갖고, 편견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이것은 자신이 그것을 판단할 자격이 있을 때의 문제입니다. 아침 축구회에 가끔 나가는 아저씨가 전문 축구 감독에게 전술이 문제가 있다고 훈수를 두는 것이 우스꽝스러운 것과 비슷합니다. 제가 박사과정을 통해 가장 많이 배우는 것은 “모르는 것”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전문적 지식을 갖지 않았다면, 이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므로 95-97%의 과학자들이, 그리고 과학계가 어떤 답을 가지고 있는지를 NCSE 혹은 실제 리뷰 논문들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스켑티즈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있기에 이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본인의 힘으로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 알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추천합니다.

(1) 모든 주장에 대한 원본 소스를 찾아보십시오. 실제 연구 논문이 있다면 그것을 읽어봐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그냥 자기네들 주장일 수밖에 없거든요.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유투브가 첫 소스라면 그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학술 논문의 경우 다양한 상호 비판을 통해 출판되므로 그 내용은 기사나 유투브에 비해 몇십배는 믿을만 합니다. 애초에 대부분의 기사들은 논문의 일부분을 토대로 해서 기자들이 쓰는 경우가 많아서 많은 경우 실수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유투브 영상이나 기사에 나오는, 과학계에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전공을 찾아보십시오. 대부분의 경우 생물학, 혹은 기상학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이것은 결국 그들도 이 분야에 대한 비전문가라는 것이고, 그들의 PhD 역시 이 발언에 대하서는 전혀 전문성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또한 그들이 쓴 논문들이 최근까지 얼마나 있는지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들이 최근에 쓴 논문이 정말 그들의 발언과 일치하는지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것도 없이 그들이 내뱉는 말들은 아무런 전문성을 가질 수 없습니다.

(3) 내 머릿속에 이해된다고 해서 그게 맞는 생각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일반적으로 창조설자들이나 온난화 부정하는 자들은 정말 알아듣기 쉽게 축소시켜 설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사람들이 “대단한 것”을 깨달은 것처럼 만들어서 혼란을 주고, 그 혼란을 틈타서 그들의 거짓말을 전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내가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라는 생각을 버리시기 바랍니다. 유투브와 같은 곳에 나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의 과학자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이건 뭔가 잘못됬다”따위의 소리를 할때, 생각해보십시오. 과학자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당신보다 이 분야에 관해 전문가이고 더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 단순한 의심같은건 하루에 수십번 해보는 사람들입니다. 당신이 그들이 아는 것을 전부 알기 위해선 그 분야 PhD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과학계에 대한 음모론은 말 그대로 “전부” 거짓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5) 만약 잘 구분이 안된다면, 왜 이 사람들은 과학계에 가서 이야기를 안 하고 대중에게 와서 이야기하지?”를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솔직히 과학자들은 과학자들끼리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전문적 용어에 대한 이해가 있기에 대화가 통하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한 Camilo Golgi와 Ramon y Cajal은 사제지간이기도 했고, 그랬음에도 끊임없이 논쟁했습니다. 과학계에서 정말 옳다고 생각되면 먼저 과학계에서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러지는 못하고 대중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의심해보시기 바랍니다.

양비론에 빠지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이것은 자신의 판단능력이 떨어졌다는 신호이자, 스스로 점검해봐야 할 상황이라는 것을 직시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정보화 시대에 넘쳐나는 쓰레기 정보들 때문에 누구나 이런 혼란에 빠질 수 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런 혼란속에서 벗어나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출처: http://skepties.net/p/2602
저자: neuro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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