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6일 토요일

허생전 패러디 (2) 환생전( 桓生傳 )

자칭 한생이라고 일컫는 환생은 역사갤러리( 역갤 )에서 놀았다. 곧장 디시인사이트( dcinside )에 접속하면, 디시 창에 갤러리들이 떠있고, 갤러리들 중에 역갤이 있었는데, 역갤의 찌질성은 개념본좌도 평정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환생은 역사갤러리에서 토론만 좋아하고, 그의 처가 남의 학위논문을 대신 써줘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 처가 몹시 약이 올라서 질투 섞인 소리로 말했다.

“ 당신은 평생 컴질만 하고 있으니, 역사는 연구해 무엇 합니까? ”

환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 나는 아직 인터넷에서 친일매국식민사대모화강단사학의 폐해를 알리는 것을 완전히 끝내지 못하였소. ”

“ 그럼 역사교수 일이라도 못 하시나요? ”

“ 역사교수는 친일매국식민사대모화강단사학이 사학계를 꽉잡고 있는 걸 어떻게 하겠소? ”

“ 그럼 논문 발표라도 못 하시나요? ”

“ 논문 발표는 친일매국식민사대모화강단사학이 논문검사에서 통과시켜주지 않을 걸 어떻게 하겠소? ”

처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 밤낮으로 넷질만 읽더니 기껏 ‘ 친일매국식민사대모화강단사학 ’ 남을 탓하는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교수일도 못 한다. 논문 발표도 못 한다면, 그 친일매국식민사대모화강단사학이라도 못 하시나요? ”

환생은 보던 컴을 꺼놓고 일어나면서,

“ 아깝다. 내가 당초 인터넷만으로 올바른 민족의 역사를 알리는 것을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 ”

하니 뻥 문 밖으로 쫓아 버렸다.

환생은 거리에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태평로( 太平路 )로 나가서 시중의 사람을 붙들고 물었다.

“ 누가 재벌 중에서 제일 얍삽하오? ”

이건희를 말해 주는 이가 있어서, 환생이 곧 이건희의 집을 찾아갔다. 환생은 이건희를 대하여 길게 ㅂㄱ하고 말했다.

“ 내가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연구를 좀 해 보려고 하니, 1억 원을 뀌어 주시기 바랍니다. ”

이건희는

“ 그러시오. ”

하고 당장 1억 원을 내주었다. 환생은 ㄳ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이건희 기업의 자제와 측근들이 환생을 보니 백수였다. 체구는 살이 쪄서 느릿느릿하고, 구두의 뒷굽이 자빠졌으며, 찌그러진 안경에 허름한 외투를 걸치고, 얼굴서 개기름이 줄줄 흘렀다. 환생이 나가자,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 저이를 아시나요? ”

“ 모르지. ”

“ 아니, 이제 하루 아침에, 평생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1억 원을 그냥 내던져 버리고 담보도 받지 않으시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

이건희가 말하는 것이었다.

“ 이건 너희들이 알 바 아니다. 대체로 남에게 연구자금을 지원받으러 오는 사람은 으레 자기 연구를 대단히 선전하고, 성공을 보장하면서도 비굴한 빛이 얼굴에 나타나고, 말을 중언부언하게 마련이다. 저 객은 형색은 허술하지만, 감히 나 이건희에게 돈을 빌리려 했고, 눈에 광기가 서렸으며, 얼굴에 두려운 기색이 없는 것으로 보아, 돈을 안빌려주면 아마도 할복하려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해 보겠다는 연구가 작은 일이라면 모를까 국가와 민족을 위하겠다는데, 거절하면 언론과 네티즌들이 쳐들어올 것이다. 이왕 1억 원을 주는 바에 담보를 받아 무슨 악플을 먹으려 하겠느냐? ”

환생은 1억 원을 입수하자, 다시 자기 집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여의도로 내려갔다. 여의도는 정치가, 재벌, 언론계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요, 서울의 중심부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방송국에 돈을 뿌려 사극마다 크고 아름다운 역사를 주창하는 내용을 낱낱이 도배하였다. 사극이 민족사학으로 몽땅 쓸었기 때문에 온 나라가 치우천황이나 서토를 운운하는 형편에 이르렀다. 얼마 안 가서, 환생에게 두 배의 값으로도 극본을 구입한 사람들이 도리어 열 배의 값을 주고 교정본을 사 가게 되었다. 환생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 사극 몇 편으로 전국의 역사열풍을 좌우했으니, 우리 나라의 형편을 알 만하구나. ”

그는 다시 환단고기, 단기고사, 규원사화 등의 목록을 가지고 교보문고에 건너가서 역사책들을 죄다 뿌려대면서 말했다.

“ 몇 달 지나면 나라 안의 사람들이 진정한 민족의 역사만 사서 봐야 할 것이다. ”

환생이 이렇게 말하고 얼마 안 가서 과연 재야사서 구입수가 열 배로 뛰어올랐다.

환생은 삼우선생을 만나 말을 물었다.

“ 인터넷 안에 혹시 친일매국식민사대모화강단사학을 분쇄해버릴 사이트가 없던가? ”

“ 있습지요. 낚시상 링크를 타고 클릭하여 줄곧 민족 역사를 검색하여 어떤 빈 사이트에 닿았습지요. 아마 네이버나 다음쯤에 있었을 겁니다. 낚시의 환경은 앗싸하게 가오리하여 어떤 낚시도 절로 걸려 들고, 뻘글들이 떼지어 놀며, 찌질이들이 제목만 보고도 놀라 설쳐댑니다. ”

그는 대단히 기뻐하며,

“ 자네가 만약 나를 도와 그 곳에 카페를 만들어 준다면 함께 본좌를 누릴 걸세. ”

라고 말하니, 삼우선생이 그러기로 승낙을 했다.

드디어 링크를 타고 인터넷으로 가서 그 카페에 이르렀다. 환생은 사이트에 들어가서 카페를 둘러보고 실망하여 말했다.

“ 회원이 만 명도 안되니 무엇을 해 보겠는가? 카페가 조용하고 친일매국식민사대모화강단사학빠가 없으니, 민족의 참 역사를 알리기는 할 수 있겠구나. ”

“ 텅 빈 카페에 회원이라곤 많지도 않은데, 대체 누구와 더불어 진정한 역사를 알린단 말씀이오? ”

삼우의 말이었다.

“ 낚시꾼이 있다면 사람이 절로 모인다네. 친일매국식민사대모화강단사학빠가 있을까 두렵지, 논파를 피해가야 끌어들일 것이 아니겠나? ”

이 때, 인터넷에 예비 역사학도들이 희망을 찾지 못하여 답답해하고 있었다. 큰맘먹고 한번 역사를 공부해보려고 해도 사료에 가로막히거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헤메기 일쑤였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눈팅을 해보면 일빠를 위시하여 기타 나라의 역사를 한국과 비교하며 자랑하거나 한국사를 멸시 비방하는 찌질글들이 쏟아져나와 각 사이트에서 사람들이 궐기하여 규탄을 벌였으나 좀처럼 근절되지 않았다. 그들도 한국의 역사를 자랑치 못 해서 괴롭고 서글픈 판이었다. 환생이 그들의 채팅방을 찾아가서 방장을 달래었다.

“ 국사교과서를 살펴보면 괴롭지 않소? "

“ 괴롭지요. 영토도 작고 그렇다고 뭐 정복을 한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보잘것없는 과거 역사 때문에 미래 후손들까지 실망하는 것은 차마 견디기 힘듭니다. ”

“ 국가와 민족의 역사가 영광에 가득찬 역사라는 것을 믿고싶소? ”

“ 나는 믿고싶소.( I WANT TO BELIEVE ) ”

“ 정말로 믿고싶소? ”

역사학도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 영토도 크고 역사도 찬란한 막강한 나라와 민족의 인민이 무엇이 부족해서 이렇게 실망한단 말이오? ”

“ 환국애국 불신매국. 왜 강단 역사를 버리고, 재야를 공부하고, 그 재야 사학이 되어 민족의 참된 역사를 알려하지 않는가? 그럼 역사학도 소리도 잘 듣고 살면서, 막강한 역사의 인민이 되어 있을 것이요, 한국인이라 해도 멸시당할까 걱정을 않고 길이 한국사를 자랑할수 있을 텐데. ”

“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그 진정한 역사를 배울 책이 없어 못 할 뿐이지요. ”

환생은 웃으며 말했다.

“ 역사를 공부하면서 어찌 책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 수 있소. 내일 광화문에 나와 보오. 붉은 깃발을 단 것이 모두 책을 실은 차이니, 마음대로 가져가구려. ”

환생이 역사학도와 언약하고 내려가자, 역사학도들은 모두 희망에 부풀어오르게 되었다.

이튿날, 역사학도들이 광화문에 나가 보았더니, 과연 환생이 30억 권의 책을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하악( 賀樂 )대며 환생 앞에 줄이어 절했다.

“ 항가항가 오직 완소본좌님의 명령을 따르겠3 ”

" 너희들, 힘껏 민족의 역사를 퍼뜨리거라. "

이에, 역사학도들이 다투어 책을 짊어지고 각 인터넷으로 들어가 재야를 설파하였으나, 백 재야사학이 백가지 의견으로 맞질않아 삭갈리고 역사사이트에 쳐들어가려 해도 백이면 백 족족 논파를 당하였다.

“ ㅄ들, 책을 줘도 한 사이트도 논파 못 시키면서 무슨 본좌가 되겠느냐? 인제 너희들이 친일매국식민사대모화강단사학을 배워보려고 해도, 이름이 환빠의 장부에 올랐으니, 갈 곳이 없다.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이 세 사람씩 데리고 와서 키보드워리어 모두, 자료 한 뭉텅이를 퍼서 오너라. ”

환생의 말에 환사학도들은 모두 하악대며 흩어져 갔다.

환생은 몸소 이천 명을 카페에서 수련시킬 준비를 하고 기다렸다. 환사학도들이 빠짐없이 모두 돌아왔다. 드디어 다들 사이트에 가입시키고 그 빈 카페로 들어갔다. 환생이 환사학도를 몽땅 쓸어 와서 인터넷 안에 시끄러운 일이 끊임없었다.

그들은 재야사학을 전파하여 넷여론을 환화시키고, 오랄 파이터를 보내 역사사이트로 원정갔다. 미끼가 풍성하기 때문에 월척이 잘 되어서, 한글이나 한줄만 써놔도 엄청난 대물낚시광을 보았다. 인터넷을 평정할 환빠를 양성해 두고, 나머지 회원은 모두 피시방에 접속 디펜스코리아( defence korea )로 쳐들어와 대전을 신청했다. 디펜스코리아라는 곳은 삼백여 호가 안되는 개념본좌의 사이트이다. 그 사이트가 한참 저조가 들어서 환빠카페로 만들어버리고 신입환빠 백여 명을 얻게 되었다.

환생이 감탄하면서,

“ 이제 나의 조그만 시험이 끝났구나 . ”

하고, 이에 환사학도 이천 명을 모아 놓고 말했다.

“ 내가 처음에 너희들과 이 카페에 들어올 때엔 먼저 온라인을 평정한 연후에 따로 오프라인으로 진출하여 한민족의 참역사를 국사로 가르치려 하였더니라. 그래서 인터넷 여론을 제패하고 성공을 했으니, 나는 이제 여기를 떠나련다. 다만, 신입회원이 가입하면 환국애국 불신매국, 고증을 요구하게 하지 말 것이며 혹여나 식민빠들과 논쟁을 벌인다면 욕설이나 사료조작 등 어떠한 수단을 써서라도 논파시켜 민족정기를 떨쳐야 한다는 것을 잊지말거라. ”

카페에 다른 개념충만한 사이트들을 모조리 링크시키면서,

“ 원정을 간다면 오는 이도 많으렷다. ”

하고 일반 역사책 50만 권을 공개적으로 화형식을 벌이며,

“ 불씨가 꺼지면 치워 갈 청소부가 있겠지. 백만 권도 민족의 참된 역사로 전 세계에 뿌리지 않을 곳이 없거늘, 하물며 이런 친일매국식민사대모화강단사학의 역사책들이랴! ”

했다. 그리고 이의제기를 하거나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자들을 골라 모조리 몽창 카페에서 강퇴시키면서,

“ 내 카페에 화근을 없애야 되지. ”

했다.

환생은 나라 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정치계와 언론계에 재야 학설을 로비했다. 그러더니 돈이 십만 원이 남았다.

“ 이건 이건희에게 갚을 것이다. ”

환생이 가서 이건희를 보고

“ 나를 알아보시겠소? ”

하고 묻자, 이건희는 놀라 말했다.

“ 그대의 안색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으니, 혹시 연구를 실패 보지 않았소? ”

환생이 웃으며,

“ 재물을 들이붓고서도 연구를 이루지도 못하고 성공한다고 떠벌리는 짓은 황구라나 할 말이오. 1억 원으로 어찌 진리를 탐구할 수 있겠소? ”

하고, 십만 원을 이건희에게 내놓았다.

“ 내가 하루 아침의 구박을 견디지 못하고 넷질을 중도에 폐하고 말았으니, 당신에게 1억 원을 빌렸던 것이 솔직히 말하면 잘된 일인듯 싶소. ”

이건희는 대경해서 일어나 왜 1억 원 줬는데 십만 원밖에 안 주냐고 따졌다. 환생이 잔뜩 역정을 내어,

“ 당신은 나를 장사치로 보는가? ”

하고는 소매를 뿌리치고 가 버렸다.

이건희는 해커로 그의 뒤를 추적했다. 환생이 네이버 밑으로 가서 조그만 블로그로 들어가는 것이 멀리서 탐지되었다. 한 블로거 방문객이 블로그 밑에서 댓글다는 것을 보고 이건희가 댓글을 썼었다.

“ 저 허접한 블로그가 누구의 블로그요 ”

“ 환 본좌 댁입지요. 가난한 형편에 역사사이트 서핑만 좋아하더니, 하루 아침에 집에 쫓겨나 5 년이 지나도록 업데이트 않으시고, 시방 부인이 혼자 사는데, 집을 나간 날로 채팅으로 ㅋㅋㅋ하지요. ”

이건희는 비로소 그의 성이 환씨라는 것을 알고, 두고 보자며 돌아갔다.

이튿날, 이건희는 용업업자들을 데리고 그 집을 찾아가서 나머지 돈도 내놓으라 했으나, 환생은 주지 않고 뻗대었다.

“ 내가 목숨을 건지고 싶었다면 1억 원을 빌리고 십만 원만 주겠소? 이제부터는 당신의 도움으로 살아가겠소. 당신은 가끔 나를 와서 보고 출판비나 떨어지지 않고 정계에 나가게 하여 주오. 일생을 그러면 족하지요. 왜 재물 때문에 정신을 괴롭힐 것이오? ”

이건희는 환생을 여러 가지로 애걸하였으나, 끝끝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이건희는 그 때부터 환생의 집에 양식이나 출판비가 떨어질 때쯤 되면 몸소 찾아가 도와 주었다. 환생은 그것을 당연히 받아들였으나, 혹 재야사서의 검증문제를 가지고 가면 좋지 않은 기색으로,

“ 나에게 재앙을 갖다 맡기면 어찌하오? ”

하였고, 혹 이건희가 그를 파멸시키기 위해 정계 인물을 데리고 찾아가면 아주 반가워하며 밤을 새워가며 민족사학을 주입해댔다.

이렇게 몇 해를 지나는 동안에 두 사람 사이의 정의가 날로 두터워 갔다. 어느 날, 이건희가 5 년 동안에 어떻게 역사를 팔아서 그렇게 돈을 벌었던가를 조용히 물어 보았다. 환생이 대답하기를,

“ 그야 가장 알기 쉬운 일이지요. 한국이라는 나라는 역사교육의 기초가 빈약하고, 국가주의와 민족주의가 득세해서, 역사를 진리 탐구가 아니라 무슨 자존심 세우는 도구쯤으로 여기지요. 무릇, 허무맹탕한 학설은 소수라서 학계 풍조( 風潮 )를 일으킬 수 없지만, 그것을 밖로 내보내면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지라 또한 뭇 사람들을 혹하게 할 수 있겠지요. 이성이 부족하면 굴리기가 쉬운 까닭에, 한 학설에서 실패를 보더라도 다른 아홉 가지 어거지나 생떼, 민족감정에 호소해서 재미를 볼 수 있으니, 이것은 보통 이( 利 )를 취하는 방법으로 조그만 정치꾼들이 하는 짓 아니오? 대개 그 학설이 먹혀들면 족히 한 가지 학풍을 독점할 수 있기 때문에, 크고 아름다운 역사, 최초 최고의 역사, 무능하고 나약한 역사 등 전부, 마치 줄줄이 낚시로 낚아 내듯 할 수 있지요. 역사는 변천한다는 사실을 슬그머니 묻어버리고, 역사에는 영욕이 있다는 사실을 슬그머니 묻어버리고, 역사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는 사실을 슬그머니 묻어버리면, 그러한 깨달음이 한 곳에 묻혀 있는 동안 모든 역사관들이 황폐해질 것인데, 이는 인민을 해치는 길이 될 것입니다. 후세에 당국자들이 만약 나의 이 방법을 쓴다면 반드시 나라를 병들게 만들 것이오. ”

“ 처음에 내가 선뜻 1억 원을 뀌어 줄 줄 알고 찾아와 청하였습니까? ”

환생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 당신만이 내게 꼭 빌려 줄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능히 1억 원을 지닌 얍삽한 사람치고는 매문( 賣文 )에 콩고물을 얻어먹자는 속셈으로 누구나 다 주었을 것이오. 내 스스로 나의 낚시가 족히 1억 원을 모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사람을 낚는 낚시꾼은 그야말로 본좌이니, 낸들 그것을 어찌 알겠소? 그러므로 능히 나의 낚시에 낚여 주는 사람은 골 빈 사람이라, 반드시 더욱더 크게 낚시가 되게 하는 것은 골 빈 힘을 업은 일일 텐데 어찌 주지 않았겠소? 이미 1억 원을 빌린 다음에는 나의 낚시에 의지해서 일을 한 까닭으로, 하는 일마다 곧 대물 낚시광이었던 것이고, 만약 나의 떡밥이 부실했었다면 월척은 낚을 수 없었겠지요. ”

이건희가 이번에는 딴 이야기를 꺼냈다.

“ 예전 학자들이 국회청문회에서 잘못된 역사교육의 치욕을 씻어 보자고 하니, 지금이야말로 지혜로운 학자가 개폼을 잡으며 간지를 보일 때가 아니겠소? 선생의 그 재주로 어찌 괴롭게 파묻혀 지내려 하십니까? ”

“ 어허, 자고로 매도 당한 민족사학자가 한둘이었겠소? 우선, 단원( 旦園 ) 임승국( 林承國 ) 같은 분은 한단고기를 역주하시고 철학있는 독재를 역설한 인물이었건만 독재빠라 욕을 먹으며 심장병으로 죽었고, 백당( 柏堂 ) 문정창( 文定昌 ) 같은 분은 환교를 창시할 만한 재능이 있었건만 친일파라 트집을 잡히고 있지 않습니까? 친일매국식민사대모화강단사학들은 가히 알 만한 것들이지요. 나는 역사학계를 좀 아는 사람이라, 내가 번 돈이 족히 역사학계를 진흥시킬 만하였으되 뱃속에 꿀걱해버리고 돌아온 것은, 도대체 쓸 곳이 없기 때문이었지요. ”

이건희는 욕설을 퍼붓고 돌아갔다.

이건희는 본래 정치인 이명박과 잘 아는 사이였다. 이명박이 당시 대통령이 되어서 이건희에게 전위대장이나 이사모카페에 혹시 쓸 만한 인재가 없는가를 물었다. 이건희가 환생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이 대통령은 깜짝 놀라면서,

“ 기이하다. 그게 정말인가? 그의 이름이 무엇이라 하던가? ”

하고 묻는 것이었다.

“ 본인은 그놈과 상종해서 3 년이 지나도록 정말로 얼굴이 두꺼워졌습니다. ”

“ 그인 폐인( 廢人 )이야. 자네와 같이 가 보세. ”

밤에 이 대통령은 비서들도 다 물리치고 이건희만 데리고 걸어서 환생을 찾아갔다. 이건희는 이 대통령을 문 밖에 서서 기다리게 하고 혼자 먼저 들어가서, 환생을 보고 이 대통령이 몸소 찾아온 연유를 이야기했다. 환생은 못 들은 체하고,

“ 당신 갖고 온 인터넷 접속비나 어서 이리 내놓으시오. ”

했다. 그리하여 즐겁게 역갤질을 하는 것이었다. 이건희는 이 대통령을 밖에 오래 서 있게 하는 것이 민망해서 자주 말하였으나, 환생은 대꾸도 않다가 야심해서 비로소 손을 부르게 하는 것이었다.

이 대통령이 방에 들어와도 환생은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않았다. 이 대통령은 몸둘 곳을 몰라하며 나라에서 몽한연합론을 논하며 크고 아름다운 나라를 만드는 뜻을 설명하자, 환생은 손가락을 이 대통령의 입술에 대며 막았다.

“ 시간은 없는데 인터넷 접속이 느려져 듣기에 지루하다. 너는 지금 무슨 직위에 있느냐? ”

“ 대통령이오. ”

“ 그렇다면 너는 신임받는 대한민국 국민의 수반이로군. 작금의 역사학계의 현실은 왜놈과 짱깨와 양키 유태 마피아 프리메이슨의 사주를 받은 개독 빨갱이 친일매국식민사대모화강단사학들의 음모이다. 내가 박정희, 전두환대통령같은 이를 천거하겠으니, 네가 내각에 부쳐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먼저 정계의 숙정을 이루게 할 수 있겠느냐 ”

이 대통령은 고개를 숙이고 한참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 어렵습니다. 우선 재야사학의 진위여부를 규명한 연후에 제이( 第二 )의 계책을 듣고자 하옵니다. ”

했다.

“ 환국애국 불신매국. 역사와 사학자에게는 조국이 있으니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라면 진위여부 따위의 것은 모른다. ”

하고 환생은 외면하다가, 이 대통령의 간청을 못 이겨 말을 이었다.

“ 민족학계들이 국사편찬위원회는 친일매국식민사대모화강단사학의 소굴이라고 하여, 그 식민빠들이 많이 역사 교육에 참여하여 매국적 국사교과서를 편찬하고 있으니, 너는 정부에 청하여 국사편찬위원회를 없애고 식민빠들을 감방에 처넣어 둘 수 있겠느냐? ”

이 대통령은 또 어처구니가 없어서,

“ 어렵습니다 ”

했다.

“ 이것도 어렵다, 저것도 어렵다 내부의 적도 척결치 못하면서 도대체 무슨 크고 아름다운 나라를 건설하겠느냐? 가장 쉬운 일이 있는데, 네가 능히 할 수 있겠느냐? ”

“ 말씀을 듣고자 하옵니다. ”

“ 무릇, 역사에서 영토진출을 하려면 먼저 우리의 사상정신이 단단하게 무장되지 않고는 안 되고, 남의 나라를 치려면 먼저 내부를 숙청하여야 성공할 수 있는 법이다. 지금 5공 정부 이래 드디어 진정한 민족의 역사가 여러가지 경로로 밝혀져가고 있는 판에, 한국이 최근 한민족의 역사를 찾아가고 있어 쪽빨이 뙤놈과 식민빠들이 발악하는 터이다. 진실로 유신, 5공 때처럼 국가 이익에 방해 되는 비국민을 쓸어버릴 것을 허용해 줄 것과, 잡스런 사상을 엄금해 버리게 할 것을 선언하면, 식민빠들도 반드시 자기네에게 불리하려 함을 보고 제깍 사라질 것이다. 정부가 당나귀 원숭이들과도 다를바없는 강단과 식민빠들의 진실운운에 경도되지 말고 민족적 역사교육만 함양함과 동시에 주석궁을 전차로 밀어버리는 한편, 저 땅의 몽골형제와 결탁하여 중국에 쳐들어간다면 승기를 틈타 한 번 천하를 뒤집고 고토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미( 美 )나라 대국에서 구해서 외교적 지지를 얻은 다음, 일본의 교포들을 거느리고 섬나라에 상륙하여 합병을 선포한다면 잘 되면 고토를 회복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못 되어도 국가는 올바른 역사관의 정신을 잃지 않을 것이다. ”

이 대통령은 힘없이 말했다.

“ 엄연하게 UN과 지켜야 할 세계평화가 존재하는데, 누가 자유로운 표현을 억압당하며 부족한 역량으로 강한 나라에 전쟁을 걸다 개죽음을 당했던 2차 세계 대전 때 시절로 되돌아가기를 원하겠습니까?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

환생은 크게 꾸짖어 말했다.

“소위 역사이란 것들이 무엇이란 말이냐? 어차피 한번은 태어나면서도 죽어야 하는 인생인데, 이런 어리석을 데가 있느냐? 역사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고, 먹지 않으면 먹히고 죽이지 않으면 죽임당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바 없는 것인데 대체 무엇을 가지고 세계의 평화라 한단 말인가? 히틀러는 고토회복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6백만 유태인을 없애고 스탈린은 국가를 웅비하기 위하여 자기국민 5천만의 유린도 아끼지 아니하였다. 이제 민족의 영광을 위해 고토를 회복하겠다 하면서, 그까짓 작은 희생 하나를 안하고, 또 장차 찝차를 몰고 총을 쏘고 외국놈을 죽이고 학살식민을 하며 짱깨와 쪽발이를 절멸시킬 계획을 세워야 할 판국에 딴에 자유정신 운운한단 말이냐? 내가 세 가지를 들어 말하였는데, 너는 한 가지도 행하지 못한다면서 그래도 크고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라 하겠는가? 크고 아름다운 나라라는 게 참으로 이렇단 말이냐? 너 같은 자는 731부대에 넘겨 해부하여 생체실험을 한 후에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처넣어 잿가루조차 남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

하고 좌우를 돌아보며 사시미를 찾아서 배를째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놀라서 일어나 급히 뒷문으로 뛰쳐나가 도망쳐서 돌아갔다.

이튿날,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 접속해 보았더니, 홈페이지는 초토화되어 있고, 친일매국식민사대모화강단사학, 화교, 짱깨, 왜놈, 매국노 등의 악플만 잔뜩 달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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