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21일 일요일

정의의 과잉


한국사회는 정의롭지 못합니다. 전세계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 충분히 좋은 나라라고 해도, 이곳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사회는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니까요. 개개인이 유능하다고 해도 능력보다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것들이 더 영향력이 크며, 실력보다는 연줄이 중요하고, 정말 큰 범죄자들은 의혹이 있어도 어떻게 잘 넘어간다고 생각되죠. 그렇다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을 싹 쓸어내면? 그게 쉽지는 않습니다. 정의로운 사회를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서 장애가 되는 것은 정의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태도라고 봅니다.


첫번째는 정의롭지 못한 태도.

어느 사회나 범죄자는 존재하며, 법을 지키는 것이 정의요 법을 어기는 것이 불의입니다. 문제는 그런 개개인의 것이 아니라, 효과적으로 정의를 피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국가 시스템이라는 것도 결국은 사람들이 운용하는 것이고, 그런 사람들이 정의롭지 못할 때 사회는 상당한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법을 집행하는 국가 공권력을 이용하여 불의를 저지르거나 혹은 불의를 저지르고도 피해 가고, 의사 결정에 있어 담당자 본인의 사리사욕에 맞는 쪽으로 결정하고 토론은 그 결정을 합리화하기 위해서만 기능하게 됩니다. 이런 사례, 이런 것이 의심되는 사례가 한국 사회에는 여전히 많습니다. 이것이 제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정의에 대한 문제점이지요.


두번째는 정의에 대한 무관심.

정의로운 행동에 행복을 느끼고 불의한 일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 사람의 본능인데도, 세상에서 정의의 길만을 걸어가면서 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문제에서 불의의 압력에 굴복하더라도, 정의롭지 못한 세상을 이해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보면서 그 문제를 고치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투표-은 큰 희생을 치르지 않더라도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 일에 바쁘고, TV에서 나오는 뉴스밖에 볼 시간이 없어서 세상을 잘못 이해하고 있습니다. 좀 더 세심하게 세상을 들여다보고, 주위 사람들과 이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자기 자신과 자기 자식 세대의 발전을 위해 정의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세번째는 정의의 과잉.

정의롭지 못한 일에 분노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 분노가 넘치는 사람들이 한국 사회엔 너무 많습니다. 자기 생각과 조금만 달라도 비난하거나 조롱하거나 욕설을 쏟아내는 사람들 말이죠. 또한 이런 분노에 익숙하다 보니, 세상의 모든 이슈를 정의의 문제로 접근하곤 합니다. 학문적 토론의 영역에 있는 문제도 어느 한편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고 그걸 기준으로 반대편을 반역자, 스파이 취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 존중을 잃어버렸다고나 할까요? 편가르기, 진영논리가 심각합니다.

이 사람들의 제일 큰 문제는 이런 태도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방해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의로운 사회를 추구하려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정의'라는 문제를 인식시키고 다같이 고쳐 나가야 합니다. 그 때에만 선거라는 국민의 힘이 잘 작동해서 정의로운 사회를 향해 갈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의의 과잉, 분노는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좋게 보이지 않고, 결국 정치는 왼쪽에 있는 사람들과 오른쪽에 있는 똑같은 사람들이 서로 싸우는 문제, 나와는 상관이 없는 문제가 되어. 정의에 대한 무관심을 더욱 키우게 됩니다.

실제 인터넷 게시판을 보면 각종 욕설과 비난이 난무하고 제대로 된 토론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요즘 국정원이 댓글을 관리하는 세상이고 실제로 토론을 하려 하면 의도적인 물타기에 논점을 흐리는 사람들도 많지만, 조금만 의견이 달라도 국정원에서 나오셨습니까 하는 댓글이 달리면 서로 감정만 상하고 토론은 거기서 끝납니다. 그래서는 자신의 생각을 돌아볼 기회조차 얻지 못합니다. FTA 이슈도 마찬가지였죠. 정책적인 문제에서 생각할 이야기가 정의의 문제가 되어 FTA 찬성한 국회의원들을 배신자로 부르고 공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서로 힘을 합쳐도 모자란 판에 내부에서 싸우니 주위 사람들에게 좋게 보일 리가, 당연히 없습니다.

이 블로그는 정의의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을 비판하여 정의에 대한 무관심을 일깨워 주고, 동시에 정의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비판을 할 것입니다. 저는 본질적으로 진짜 악한 사람들이 정의를 저버린, 첫번째 이야기한 사람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정의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람들도 결국에는 도움이 되지 않기에 비판받아야 합니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토론도 불가능하게 하죠. 빠가 까를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몇몇 사람들의 잘못된 태도는 그 정치 세력 전체의 신뢰성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어떤 주장도 하지 말자'는 주장이 논리적으로는 성립될 수가 없어도 필요할 때가 있듯이, 이 블로그는 중도 보수를 지향하지만, 중도적 논의를 불가능하게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할 것입니다.

바르게 세상보기 - 중도.정의.보수./http://rightissue.tistory.com/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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